- ARM, 자체 서버용 CPU 개발… 메타를 첫 고객으로 확보
- 기존 고객사들과 경쟁 구도 형성 가능성… AI 인프라 시장 주도권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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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자체 개발한 칩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소식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ARM은 이르면 올해 여름 첫 자체 제작 칩을 공개할 계획이며,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를 첫 고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는 ARM의 사업 모델에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ARM은 칩 설계 자산을 다른 회사에 라이선스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으며,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칩의 90% 이상이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ARM의 첫 자체 칩은 AI 훈련과 구동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아닌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I 칩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단계로 분석되며,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AI 인프라 확장을 목표로 ARM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메타는 올해 AI 개발을 위해 최대 650억 달러의 자본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메타는 주로 엔비디아 기반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지만, AMD의 경쟁 제품도 구매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칩을 개발 중이다1.
ARM의 이번 결정은 애플,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인텔 등 기존 고객사들과의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어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ARM의 르네 하스 CEO는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이를 ARM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1.
ARM의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후 6.06% 상승한 164.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3년 상장 이후 ARM의 주가는 2025년 들어 현재까지 약 29% 상승했으며, 시가총액은 1730억 달러를 넘어섰다2.
이번 ARM의 행보는 AI 인프라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ARM의 자체 칩 개발이 AI 칩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 결정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