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팝나무 피해목 42%가 제설제 원인… 잎 성분 농도 최대 39배 높아
- 전문가 “보도 가장자리 중심 살포, 가로수 주변 눈 치우기”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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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시민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제설제가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하는 가로수를 위협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0일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에 최대 40cm 이상의 폭설이 예보된 가운데, 제설제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주요 가로수인 이팝나무, 왕벚나무, 은행나무 모두 제설제로 인한 피해가 확인됐다. 잎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하거나 잎의 크기가 작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특히 이팝나무의 경우 피해목의 42%가 제설제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한 나무에 비해 잎의 제설제 성분 농도가 10~39배나 높았다.
장한나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연구사는 “제설제로 인한 가로수 피해는 즉시 나타나지 않아 이를 간과한 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제설제 살포가 필요하지만, 가로수 건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설제 사용 시 주의사항으로 ▲보도 위에서 가로수와 먼 곳을 중심으로 살포 ▲가로수 아래에 제설제가 살포된 눈을 쌓아두지 않기 ▲특히 키가 작은 나무 주변 살포 자제 등을 제시했다.
한편,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전체 가로수 4만7천여 주 중 6%인 3천여 주에서 제설제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도 25개 자치구 중 12개 구에서 유사한 피해가 보고되었으며, 전체 30만5천여 주의 가로수 중 1만8천여 주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화학약품인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친환경 제설제의 가격이 다소 높고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